2020. 8. 28. 아래 내용은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 [링크] 을 새로운 블로그로 옮긴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이전 블로그에서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일본에서 젠더/성소수자와 관련해 다양한 비영리/영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인 'Letibee( http://letibee.com/ )의 미디어인 'Letibee LIFE( http://life.letibee.com/ )에 올라 온 기사입니다. Letibee는 자체적인 회사 소개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관계없이 자신의 행복과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걸고, 다양한 LGBT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회사"입니다. Letibee는 현재 다양한 성소수자 관련 정보를 다루는 미디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기업을 대상으로 성소수자 관련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성소수자와 관련된 마케팅 리서치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대는 메일을 통해 Letibee에 Letibee Life에 올라 와 있는 기사들을 출처를 명시하는 조건으로 한국어로 번역해서 한국에 배포해도 되느냐는 문의를 보냈고, 해당 요청에 대한 허가를 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アセクシュアルをカミングアウトして、母が私に見せた意外な反応
무성애자 커밍아웃 후 엄마가 나에게 보여준 의외의 반응
원문링크: http://life.letibee.com/asexual-coming-out/
번역: 연필한다스
검수: 모래미
무성애자 커밍아웃
다행스럽게도 필자는 커밍아웃할 필요를 절실하게 느껴본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커밍아웃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활이나 인간관계에 지장이 생긴다거나 하는 일에 조우한 적이 없었던 것이죠.
그런 저지만, 딱 한 번 커밍아웃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상대는 엄마였습니다. 이유는 긍정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소중한 사람이니까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 자신이 연인을 만들지 않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뭔가에 곤란함을 느껴서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것을 전해두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엄마와 저의 관계는 양호한 편이었고 LGBT에 편견을 갖고 계시지 않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밑의 이런 생각을 전하는 데에는 무척이나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1. 무로맨틱 무성애자, 즉 타인에게 로맨틱끌림도 성적끌림도 느끼지 않는 성지향성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
2. 자신은 이 기준에 부합하며 줄곧 연애란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것.
3. 성 지향성은 타고 나는 것으로 병이 아니라는 것.
이상의 3가지를 엄마에게 차례대로 설명했습니다.
"새삼스럽게 이야기하니까 무슨 일이라도 났는 줄 알았다."
제 이야기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던 엄마가 마침내 입을 여는가 했더니, 운을 뗀 첫 마디가 저것이었습니다. "그렇게까지 긴장해서 할 만한 얘기였어?" 라고 태평하게 말하는 소리에, 솔직히 말하자면 맥이 탁 풀려버렸습니다.
이어서 "심각한 모습이길래 뭔가 안 좋은 일에 휘말리기라도 한 줄 알았어. 그런 게 아니라 다행이다."란 소리에 휴, 하고 안심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애초에 나와 넌 전혀 다른 사람이니까."
"연애에 관해서 나와 나 사이의 감각이 무척이나 달랐던 것은 네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고, 그걸 어떻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어. 애초에 나와 너는 별개의 사람이고 모든 면에서 서로 다르니까, 그 중 하나가 성 지향성이라고 해도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해."라는 것이 엄마의 의견이었습니다.
그 말은 필자에게 있어서 큰 충격이었습니다. 20년 이상 가족으로 접해 온 엄마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엄마는 세간에 비추어 봐도 그리 젊지는 않은 연령층에 속합니다. "젊은 사람일수록 유연한 사상을 가지고 있고, 나이를 먹었을수록 사고가 딱딱하며 편견을 갖고 있다."고 당연하다는 듯 믿고 있던 필자의 그러한 생각이야말로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생 선배로서의 충고」
이어서 엄마는 제게 몇 가지 '인생 선배로서의 충고'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첫번째는 "이성이든 동성이든 상관없지만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는 있는 편이 좋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정체성(*역자 주: 정확히는 정체화의 과정)도 변할 수 있는 거니까, 앞으로 혹시라도 끌리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그때는 관계를 형성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필자가 무엇보다도 두려워 하고 있던 것은 '무성애자라니 기분 탓이겠지'라거나 '아직 운명적인 짝을 만나지 못 한 것뿐'이라는 말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에는 안심하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기쁨이 컸습니다.
친한 사람의 새로운 일면이 보인다
커밍아웃을 함으로써 필자는 자신의 엄마가 생각보다도 더 유연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커밍아웃하는 방법이나 타이밍, 이에 더해 필자의 성 지향성에 따라서는 엄마가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을지도 모르고, 친한 상대라고 해서 무조건 커밍아웃하는 것이 옳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던 면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에 더해 지금까지 몰랐던 상대의 일면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사례가 커밍아웃에 대한 반응으로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부모자식 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데에 한몫해준 것은 확실합니다.
현재 엄마 이외의 상대에게 커밍아웃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향후 친한 친구에게 이를 고할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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