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6. 아래 내용은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 [링크] 을 새로운 블로그로 옮긴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이전 블로그에서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Autochorissexuality, Aegosexuality: 자기부재성애(自己不在性愛)
글: 뚜벅쵸
Autochorissexual은 성적 대상과 자기 자신을 연결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면 성적 판타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 자기 자신이 없는 무성애자가 해당되겠죠. 이 단어는 한국 무성애자들 사이에서도 별다른 번역어 없이 그냥 원어를 그대로 읽은 '오토코리섹슈얼'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길고 복잡한 단어라서 너무 어렵다고 하시는 분도 많은데, 사실 뜻은 정말 간단합니다. 'auto'는 '자신', 'choris'는 '없는, 존재하지 않는'을 뜻합니다. 즉 autochorissexuality는 자신이(auto) 존재하지 않는(choris) 성애(sexuality)에 대한 그리스식 명명법이에요. 그래서 autochorissexualism이라는 단어를 처음 학계에 제시한 앤서니 보개트(Anthony Bogaert)는 이것을 "identity-less sexuality", 즉 "자신이 없는" 성애라고 표현하기도 했답니다.
한편 앤서니 보개트가 autochorissexualism을 새로운 도착증(paraphilia)의 하나로서 학계에 제안했기 때문에 이 단어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autochrissexual 대신 aegosexual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합니다. 한국 무성애자들 사이에서도 원어를 그대로 읽은 '에이고섹슈얼'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어요.
사실 aegosexuality도 말만 다를 뿐 뜻은 마찬가지입니다. '없는'이라는 뜻의 접두어 'a'와 '자신'이라는 뜻의 'ego'를 합쳐 '자신이(ego) 존재하지 않는(a) 성애(sexuality)'를 나타낸답니다.
무:대도 지금까지 autochorissexual(ity), aegosexual(ity)을 음 그대로 "오토코리섹슈얼(리티)", "에이고섹슈얼(리티)"로 칭해왔어요. 하지만 단어 자체가 너무 길고 생소한 외래어이기 때문에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적절한 번역어가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단어 자체의 뜻은 쉽고 명확한데 번역 없이 외래어 그대로 쓰이고 있어서 생기는 불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위에서 설명했듯이 성적 대상과 자기 자신 사이의 비연결을 칭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두 단어(autochorissexuality, aegosexuality) 모두 단어 자체에 자기 자신(auto, ego), 없음(choris, a), 성애(sexuality)를 포함하고 있지요. 따라서 무:대 번역팀은 이 요소들을 그대로 한국어로 옮긴 '자기부재성애(自己不在性愛)'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았답니다. 원어의 뜻을 살릴 뿐 아니라 실제로 성적 판타지나 서사 속에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개념을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번역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 무:대는 번역물과 창작물에서 그간 쓰던 "오토코리섹슈얼(리티, 리즘)", "에이고섹슈얼(리티)"이라는 단어 대신 "자기부재성애(자)"라는 단어를 쓸 예정입니다. 기존의 무:대 게시물 중에서도 무:대의 활동에 대한 기록(책에 실린 정보글, 세미나 발제문 등)을 제외한 모든 게시물에서 '오토코리섹슈얼'을 일괄적으로 '자기부재성애자'로 수정했어요.
혹시 이 번역어에 대해서 다른 의견이 있으시거나, 더 좋은 번역어가 생각나시는 분께서는 무:대 메일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통 창구로 연락을 주세요. 무:대의 번역은 언제나 토론에 열려 있답니다!
* Autochorissexualism이라는 단어를 소개하는 보개트의 짧은 논문을 읽어보세요!
Bogaert, A. F. (2012). Asexuality and autochorissexualism (identity-less sexuality). Archives of Sexual Behavior, 41(6), 1513-1514.
* 아직 '오토코리섹슈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자기부재성애에 대해 소개한 팟캐스트 <무방한 이야기> 시즌1 오토코리섹슈얼, 오토모노섹슈얼 편도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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