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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번역글/무:대 번역이야기

Attraction: 네 가지 끌림의 번역 이야기

2020. 7. 21. 아래 내용은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 [링크] 을 새로운 블로그로 옮긴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이전 블로그에서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Attraction

끌림

 

Attraction은 사회심리학적 견지에서 보면 ‘사람을 모아 관계를 맺게 하는 힘’을 말합니다. 성지향성과 로맨틱지향성을 비롯한 여러 지향성이나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 흔히 이 개념을 차용합니다. Attraction은 한 사람이 상대에게 다가가고 어떤 관계를 맺거나 행동을 하고 싶게끔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므로, 흔히 ‘끌림’이라고 번역합니다.

 

이 글에서는 AVENwiki에서 설명하는 끌림의 네 종류인 'Sexual attraction', 'Romantic attraction', 'Sensual attraction', 'Aesthetic attraction'을 무:대에서 어떻게 번역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글: 뚜벅쵸

이미지: 뚜벅쵸, 서이연

검토: 몽돌, 무:대 번역팀

 


 

 

1. Sexual attraction

성적끌림

 

Sexual attraction은 말 그대로 상대와 성적 접촉을 하고자 하는 끌림입니다. 무:대는 ‘Sexual’이라는 단어가 형용사로 쓰일 때 흔히 ‘성(性)의’나 ‘성적인’ 등으로 번역되며, 원어 자체도 성적 접촉을 하고자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으므로 이 말을 성적끌림으로 번역합니다.

 

무:대의 여러 자료에서 성적끌림이라는 말을 쓸 때 ‘성적’과 ‘끌림’ 사이에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성적끌림 자체가 하나의 고유한 개념임을 표현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찬가지로 무:대는 뒤에 나올 로맨틱끌림, 관능적끌림, 미적끌림 등도 개념어로서 붙여 씀을 원칙으로 합니다.

 


 

2. Romantic attraction

로맨틱끌림

 

Romantic attraction은 상대와 로맨틱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끌림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각계에서 이 말을 ‘낭만적끌림’이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무:대는 구 에이로그 팀 시기부터 ‘낭만적’이라는 단어가 원어인 ‘Romantic’이 함의하는 긴밀하고 독점적인 관계, 즉 흔히 말하는 연애관계의 특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원어의 발음을 그대로 옮긴 로맨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혹시 원어의 의미를 잘 전달해줄 다른 번역어를 아시는 분께서는 무:대에 제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로맨스(Romance)를 ‘낭만(浪漫)’으로 번역하고 로맨티시즘(Romanticism)을 ‘낭만주의(浪漫主義)’라고 번역하는 관습은 일본의 소설가인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가 처음으로 확립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로망’이라는 발음을 일본식으로 한자를 읽는 방법으로 음차하면서 적당한 단어를 붙이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어로 ‘浪漫’을 ‘로우망’이라고 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로맨스(Romance)’ 혹은 ‘로맨티시즘’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언어적·역사적·학술적 광의성을 감안하면 이는 올바른 번역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현재 일본에서는 로맨티시즘을 ‘로망주의(ロマン主義)’라고 올바르게 번역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과 중국에서는 여전히 이를 주로 ‘낭만주의’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3. Sensual attraction

관능적끌림

 

Sensual attraction은 상대와의 감각적 행위를 통해 쾌감을 얻고자 하는 끌림입니다. 사실 이 말은 ‘감각적끌림’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Sensual의 어원이 Sense(감각)라는 점과, Sensual attraction이 말 그대로 인간의 오감에서 비롯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무:대 역시 기존에는 이 말을 감각적끌림이라고 번역했었습니다.. 그러나 무:대 번역팀은 오랜 논의 끝에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말을 ‘관능적끌림’으로 번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 Sensual은 ‘감각적’보다는 ‘관능적’이라는 단어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Sensual을 ‘감각적’이라고 번역하는 경우는 시각예술이나 디자인, 패션에 관련되는 경우 외에는 그리 많지 않다.

  2. Sensual attraction은 단지 감각이 관여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거기에서 쾌감을 얻거나 얻고자 기대한다는 점을 함의한다. 만약 이 개념을 통해 ‘오감으로서의 감각’이라는 의미만 전달하고자 했다면 Sensory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Sensual의 번역어로는 감각을 통해 기쁨을 얻는다는 의미인 ‘관능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3. Sensual이라는 단어는 흔히 성적인 의미로 쓰인다. 이로 인해 유성애자들이 Sensual attraction을 성적끌림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무성애자 중에는 자신이 다른 사람과의 감각적 행위를 통해서 쾌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 담요나 애완동물에게 느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이유로 Sensual attraction의 개념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므로 ‘감각적’보다는 ‘관능적’이라는 단어가 원어의 성적인 함의로 인한 무성애자와 유성애자의 시각차를 더 잘 나타낸다.

 

 

 

 구글Google에 sensual과 두 번역어(관능적, 감각적)를 검색했을 때 결과로 나타나는 이미지 목록입니다. 'Sensual'과 '관능적'을 검색했을 때는 흔히 성적인 함의를 가진 이미지가 나타나는 반면, '감각적'에서는 색채가 다양하거나 디자인이 독특한 이미지가 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Aesthetic attraction

미적끌림

 

Aesthetic attraction은 상대의 아름다움을 단순히 감상하려는 끌림입니다. 성적욕구나 로맨틱욕구로 이어지지 않는 미적끌림을 경험하는 이들은, 자신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사람을 보는 것은 좋은 음악이나 그림, 풍경 등을 감상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무:대는 Asethetic attraction이 상대의 심미적 요소에서 비롯한다는 점과, aesthetic이라는 단어 자체도 흔히 ‘미적’이라고 번역된다는 점에 기초해서 이 말을 ‘미적끌림’으로 번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