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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번역글/무:대 번역이야기

外堀を埋める

2020. 9. 6. 아래 내용은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 [링크] 을 새로운 블로그로 옮긴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이전 블로그에서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무:대 블로그에 올라 와 있는 만화 <주류인 척하기>(원제: マジョリティぶる, acetage.com/122 )의 네 번째 칸이 이런 내용인데요.

<주류인 척하기>

* 이 만화는 일본에서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타나 님(트위터 @tana_megumi)이 그리신 무성애 만화입니다....

blog.naver.com

 

 

원래 이 부분의 원본은 이래요.

 

 

여기서 '外堀を埋める'(소토보리오우메루, そとぼりをうめる)라는 표현 때문에 번역과 피드백을 맡은 회원들이 한참이나 고민을 했어요.

 

'外堀を埋める'라는 말은 일본어에 있는 관용어 즉 숙어입니다. 직역하면 "바깥 해자를 메우다."라는 뜻인데요. 해자라고 하면 옛날에 성을 쌓을 때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벽 바깥 아래를 둘러 파서 만든 인공 호수죠.

 

물론 관용어니까 당연히 직역되는 말은 아닙니다. 다양한 뜻으로 해석이 되는데요.

- 민중서림 엣센스 일한사전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 일본어 사전: 목적을 위해서 우선 서둘러 상대의 급소를 찌르다.

- 다음 일본어 사전: 1. (목적 달성을 위해) 간접적으로 급소를 공략하다. 2. 주변의 장애물을 없애 기정사실로 만들다. 3.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에둘러 이미 이루어진 사실로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을 만드는 것을 일컬음.

- 위키피디아 일본어판: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위에 사전교섭 하는 등의 준비를 하는 것.

- 일본 weblio 사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먼저 주변에 있는 장해물을 제거하는 것.

- 고지엔 사전: 목적을 이루기 위해 주위의 장애를 제거하다.

 

만화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네 번째 칸의 맥락은 주인공이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넌 좋아하는 사람 없어?"라는 질문을 듣고 의도치 않게 좋아하지도 않는 아이를 좋아한다고 말했고, 그 후에 자기가 정말로 그 아이를 좋아한다고 스스로 일종의 '암시'를 걸게 되었고, 학습지 선생님에게도 그렇게 '거짓말'로 말을 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러한 맥락을 고려해서 다음과 같은 번역 제안이 나왔습니다.

- 주변을 공략하는 철저함
- 주변부터 해결하는 철저함
- 밑밥을 뿌리는 철저함
- 철저한 메소드 연기

 

이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원문이 관용어라는 점을 돋보이게 하는 '철저한 메소드 연기'라는 표현이 채택되어 만화에 사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