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애자는 성적끌림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Someone who does not experience sexual attraction)입니다. 성적끌림이란 ‘끌린 대상과 성적접촉을 하려는 정서적 욕구를 만들어내는 힘’입니다. 처음 무성애를 접한 사람들은 성적끌림과 성적욕구를 혼동하기 쉽지만,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성적욕구는 ‘성적 행위를 하고자 하는 욕구’이고, 성적욕구가 대상을 향하게 될 때 이것을 성적끌림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성적욕구 안에 성적끌림이 있고, 둘은 엄연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무성애는 성지향성의 하나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입니다. 성지향성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얻거나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무성애를 처음 들으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거 그냥 독신주의 아니야?' 혹은 '금욕주의 아니야?' 같은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그런데 독신주의와 금욕주의는 스스로 그렇게 살기로 선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무성애와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혼자 살기를 선택한 무성애자를 보고 모든 무성애자가 독신주의자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냥 독신으로 살기를 선택한 무성애자일 뿐입니다. 유성애자든 무성애자든 혼자서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 독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연애나 결혼을 하는 무성애자도 적지 않습니다.
성관계를 하지 않는 무성애자를 보고 ‘무성애 = 금욕주의’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무성애자는 성관계를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성적끌림을 느끼지 않아서 하지 않을 뿐입니다. 따라서 금욕이라는 단어는 부적절합니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는 특정한 이유로 성관계를 하는 무성애자도 있습니다. 무성애자가 성관계를 하는 주된 이유로는 파트너를 위해서, 혹은 아이를 갖기 위해서 등이 있습니다.
유성애 중심적 사회는 성적끌림을 느끼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무성애자는 다양한 오해와 편견을 겪고 있습니다. 무성애자를 성기능이 불구가 된 사람으로 의심하여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혹은 정신적 충격 때문에 성관계를 거부하는 거라 여겨 교정해야 하는 사람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성애자가 유성애자와 다른 것은 단지 성적끌림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뿐입니다. 성적끌림을 느끼지 않는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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