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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공지

[논평] 최근에 폭로된 무성애자 커뮤니티 내외의 성폭력·횡령·노동착취에 대한 무:대의 입장

2020. 6. 26. 아래 내용은 이전 블로그에 있던 글 [링크] 을 새로운 블로그로 옮긴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이전 블로그에서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에 폭로된 무성애 커뮤니티 내외의 성폭력·횡령·노동착취에 대한
무:대의 입장

 

 

 

2017년 무성애 가시화 주간인 10월 말에 누구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무성애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SNS와 여러 무성애 커뮤니티를 포함한 인터넷 공간에서, 국내 최대 무성애 커뮤니티의 운영자이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활발하게 무성애자·젠더퀴어· 논모노섹슈얼 등의 가시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던 케이(이하 존칭 생략)가 성폭력·횡령·노동착취를 지속적으로 저질러왔다는 폭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삽시간에 이 내용은 큰 화제가 되었고, 케이는 어제(10월 28일)와 오늘에 걸쳐 사과문을 내 무성애 가시화 활동을 비롯한 퀴어 운동을 중단하고 예정되어 있던 무성애 가시화 주간 강연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무:대는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입장을 쓰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한때 무:대의 전신인 구 에이로그 팀에서 같이 활동을 했었고, 여러 이유로 인해 구 에이로그 팀을 탈퇴한 이후로도 다른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무성애 가시화 활동을 했던 당사자가 굉장히 불미스러운 사건들의 가해자로 지목되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자신이 피해자임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케이에 의해 피해를 입고도 고립되고 분산되어 있던 여러 피해자 분들이 어렵지만 용기를 내어 사건을 폭로해 사태가 공론화되었다는 점은 굉장히 다행입니다.

 

무성애 커뮤니티는 성폭력으로부터의 성역이 아닙니다. 무성애자는 성욕이 없거나 성행위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결코 아닌데다가, 한국의 무성애 커뮤니티는 여전히 자발적·비자발적 여성이 성폭력에 취약한 한국 사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성애 커뮤니티 내에서도 성폭력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무성애 가시화 운동은 이제 막 생겨난 퀴어(성소수자) 운동으로, 그만큼 그간 시민사회운동에서 합의되어 온 민주주의적 방법론이나 의사결정방식에 대한 지식이나 성찰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태는 이런 한국 무성애 가시화 운동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력하게나마 무성애 가시화 운동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무:대는 깊은 통감과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간 한국의 무성애 커뮤니티나 무성애 가시화 운동 내에서는 여성주의·반성폭력 세미나나 민주주의적 의사결정방식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알려진 첫 무성애 커뮤니티가 세워진 지 이제 8년이 되었고, 몇 년 전부터 무성애 가시화 활동이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데도 정작 그 내부에서는 구성원들의 감수성에 대해 어떤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무:대는 케이의 구 에이로그팀 탈퇴 이후 팀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해 재고하고 팀원 간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였고, 부족하나마 팀의 회칙과 회계세칙과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세칙 등을 마련했습니다. 물론 이번에 폭로된 것과 같은 엄청난 사태를 상정하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팀과 팀원 개개인이 케이의 탈퇴 전후로 당해온 피해를 교훈 삼아 머리를 싸맨 결과입니다. 회칙과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세칙 전문이 무:대 블로그에 공개되어 있으니, 이런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더 필요한 사항을 공유해 주신다면 적극 고려하겠습니다. 또한 위에 적었듯 구성원들의 감수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여전히 기반이 약한 한국의 무성애 가시화 활동이나 무성애 커뮤니티가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입을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성애 가시화 운동은 진행되어야 하고, 발전되어야 합니다. 무성애 가시화는 그저 무성애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성소수자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에 맞서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무:대는 그간 한국의 무성애 가시화 운동의 성과로 얼마나 많은 분들이 도움을 얻었고, 자신감을 얻었으며, 자신을 새롭게 정체화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는지를 다시금 상기합니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아픔으로 끝나지 않고 무성애 가시화 운동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7년 10월 29일

 

무:대

 


 

 

무:대와 승냥이카페와 케이 간의 관계에 대하여

 

현재의 사태와 관련해 무:대와 커뮤니티 에이스그래피, 그리고 승냥이카페와 에이스스토리팀에 대한 관계를 간단하게 공지합니다.

 

쌍방은 2016년 7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습니다. 무:대 회원이 개인적으로 승냥이카페 회원인 경우가 있으나, 무:대와 승냥이카페 사이에 공식적인 관계나 연락이 맺어진 바가 없습니다. 또한 에이스스토리팀은 무:대의 전신인 구 에이로그팀에서 활동하던 케이가 내부적인 갈등 끝에 구 에이로그팀을 탈퇴하고, 무:대와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새로 꾸린 무성애 가시화 단체입니다. 에이스그래피는 무:대가 개설하고 운영 중인, 승냥이카페 및 에이스스토리팀과 완전히 별개의 무성애 커뮤니티입니다.

 

케이의 구 에이로그팀 탈퇴 과정과 그 전후의 분쟁에 관해서는 무:대 블로그의 다음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케이와의 분쟁에 대한 당시 무:대의 입장문: http://acetage.com/17
* 에이로그북의 저작권에 대한 입장문: http://acetage.com/48
* 구 에이로그 팀 블로그의 저작물에 대한 입장문: http://acetage.com/49
* 에이로그북의 재발주 중지에 대한 공지: http://acetage.com/52
* 케이의 무:대 블로그 계정 명의자 고소와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입장문: http://acetage.com/53

또한 승냥이카페에서는 케이가 매니저가 된 2012년 이후로 공식적으로 성소수자 단체를 포함해 카페 내부에서 스탭진에 의해 승인받지 않은 모든 외부 단체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홍보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댓글을 통해 다른 단체명을 언급한 것조차 매니저가 제재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무:대는 승냥이카페에서 홍보는 물론이고 활동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못했으며, 이와 관련해 무:대 회원이자 승냥이카페 회원인 이들이 시정 요구를 하며 카페 내에서 매니저와 논쟁을 하기도 했으나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한편 케이는 자신이 그간 저질러온 가해 행동 일부가 폭로된 이후 퀴어 관련 활동을 중단하는 것의 일환으로 승냥이카페의 매니저직 역시 인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따라서 인계가 완료되면 무:대, 승냥이카페, 케이는 모두 서로 관계가 없는 별개의 주체가 됩니다. 많은 충격과 배신감을 느꼈을 승냥이카페 회원분들 역시 마음을 잘 추스르고 앞으로 편한 마음으로 무성애 커뮤니티 활동을 하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2017년 10월 29일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