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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애
Asexuality
원문링크: http://asexuality.org/wiki/index.php?title=Asexuality
번역: 뚜벅쵸
검수: 모래미, 연필한다스, 페르스발
무성애자는 성적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이다. 선택의 대상인 비성관계(Celibacy)와 달리, 무성애는 고유한 정체성의 일부다. 무성애자 범주 내에도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같은 무성애자라도 관계, 끌림, 흥분 같은 것들을 각자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경험한다. 무성애는 어떤 이의 삶도 더 나쁘거나 좋게 만들지 않으며, 무성애자는 그저 대부분의 유성애자와 다른 종류의 어려움을 겪을 뿐이다. 무성애는 행동으로 정의되는 비성관계나 성적 금욕주의(Sexual Abstinence)와는 별개로, 보통 성지향성의 하나로 본다. 어떤 무성애자는 다양한 이유로 성관계를 하기도 한다.
※ 역자 주: Celibacy는 흔히 독신주의로 번역되나,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측면을 강조하는 단어이며 이로 인해 무성애와 혼동되고 있기에 비성관계로 번역하였습니다.
목차
1 정체성
2 관계
3 끌림
4 (성적)흥분
5 과학적 연구
6 무성애의 가설적 모형과 정의
7 무성애와 종교
7.1 종교철학의 역사 속 무성애에 대한 관점
8 무성애 정의의 역사
9 더 알아보기
10 참고문헌
11 외부 링크
1. 정체성
AVEN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평생 동안 무성애자로 살아왔다. 이성애자가 동성애자가 되는 일이 매우 드물고 또한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듯, 무성애자가 유성애자가 되는 경우나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소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성애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짧은 기간 동안 자신이 무성애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이가 무성애자인지 아닌지를 확정적으로 알려주는 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성애는 다른 정체성과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이해할 수 있게 돕기 위한 단어일 뿐이다. 언제든 자신을 설명하는 데 무성애라는 단어가 유용하다고 판단한다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무성애자들끼리 몇 가지 비슷한 특성을 공유하는 것과는 별개로, 각 개인들이 무성애를 표현하는 양상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AVEN 포럼 내에서 무성애자들은 성적 표현과 로맨틱관계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구분하기 위한 용어를 사용한다. 아래는 무성애자들이 자신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2. 관계
더 자세한 글: 관계(relationships)
무성애자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감정적인 욕구가 있으며, 유성애자와 마찬가지로 이런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무성애자 중 어떤 이는 혼자 있을 때 행복하지만, 어떤 이는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또 어떤 무성애자는 더 긴밀한 로맨틱관계를 형성하고 싶어 하고, 연인관계나 장기적인 동반자 관계를 추구할 수도 있다. 무성애자는 무성애자끼리 연애할 수 있는 것처럼 유성애자와 연애할 수도 있다.
성적이건 아니건, 모든 관계는 공통된 기본사항을 토대로 형성된다. 성적이지 않은 관계에서도 소통, 친밀감, 즐거움, 유머, 신남, 신뢰 같은 것들이 성애적 관계에서만큼 많이 나타난다. 유성애자와 달리, 무성애자의 긴밀한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에 대해서는 다들 잘 예상하지 못한다. 성적이지 않은 관계에서 어떻게 관심을 표현하거나 긴밀하거나 독점적인 관계가 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무성애자는 성적인 기대 없이 개인적 욕구에 기반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무성애자도 관계에서 유성애자가 겪는 것과 똑같은 문제를 많이 겪을 수 있다.
3. 끌림
더 자세한 글: 끌림(attraction)
많은 형태의 끌림이 존재한다. 무성애자는 다양한 종류의 끌림을 느끼는데, 로맨틱끌림이 흔하다. 무성애자는 다양한 종류 및 형태의 긴밀한 관계와 유대감을 원할 수 있다.
4. (성적)흥분
몇몇 무성애자에게는 성적흥분이 꽤 주기적으로 일어날 수 있으나, 이런 성적흥분이 섹스 상대를 찾으려는 욕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몇몇 무성애자는 때로 자위를 하지만 타인과의 성적 교류에 대한 욕구는 느끼지 않는다. 또 몇몇 무성애자는 성적흥분을 거의 경험하지 않거나 아예 경험하지 않는다. 무성애자들은 보통 성적흥분의 부재를 고쳐야 할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자신의 에너지를 다른 종류의 흥분이나 쾌락을 즐기는 데 집중한다.1
알아두기: 건강하기 위해 성적흥분이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어떤 경우에는 성적흥분의 부재가 더 심각한 의학적 상태의 징후일 수 있다. 성적흥분을 경험하지 않게 되었거나 갑자기 섹스에 흥미를 잃었다면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 보는 것이 좋다.
5. 과학적 연구
더 자세한 글: 무성애 관련 연구(research relating to asexuality)
인간 성애 연구자들은 늦어도 1940년대 후반부터 무성애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얼마 안 되는 연구의 대부분은 최근에 이루어진 것이고, 이 주제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6. 무성애의 가설적 모형과 정의
아직 새롭고 탐구가 덜 된 개념인 관계로, 무성애의 개념과 분류는 특히 무성애자 사이에서 많은 논쟁의 주제가 되어 왔다. 무성애를 네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지향성(동성애, 무성애, 양성애/범성애, 무성애)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젠더 선호를 다른 축에 놓고 두 지향성(유성애와 무성애) 중 하나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몇 가지 다른 정의 및 더 복잡한 모형들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7. 무성애와 종교
7.1 종교철학의 역사 속 무성애에 대한 관점
철학에는 섹스에 대한 욕구를 근절해야 할 악으로 보는 오랜 전통이 있다.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부터 이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여성을 향한 남성의 욕정은 아무리 작더라도 뿌리 뽑기 전에는 송아지가 어미 젖에 매달리는 것과 같은 마음의 족쇄가 된다.”고 주장했다(법구경 #284). 플라톤은 <향연>에서 태초에 사람들이 안드로진(Androgyne)이었다는 전설을 제시한다. 이 안드로진들의 몸이 쪼개지며 남성적 인격이 원래 가지고 있던 여성 부분과 분리되어 여성성의 힘의 노예가 되었다는 것이다. 섹스는 결합을 향한 괴롭고 채울 수 없는 갈증의 근원이 된다. 모든 남성의 성생활은 잃어버린 안드로진성을, 완전한 하나의 존재가 되기 위한 남성과 여성의 결합을 고통스럽고도 강렬하게 구하는 것에 불과하다. 여성적 부분은 남성에게 내적으로 낯선 것이 되었고, 따라서 외적으로는 의무가 되었다. 남성은 잃어버린 여성적 본성을 향해 성적끌림을 느낌으로써 자신의 안드로진적 이미지를 회복하려 한다.
※ 역자 코멘트: 여기서 말하는 안드로진(androgyne)은 남성과 여성의 요소를 한 몸에 모두 갖추고 있었다는 그리스 신화 속 가상의 인류입니다. 안드로규노스(androgynous)라고도 합니다. 남성 정체성과 여성 정체성을 혼합하여 가지는 젠더정체성인 안드로진은 여기서 따온 말이지만, 서양 신화 및 철학에서의 안드로진은 정신적/신체적 부분을 포괄하는 의미로 쓰입니다.
많은 철학자(야콥 뵈메,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 등)가 플라톤의 발자취를 따라 안드로진 개념을 정교화했다. 예를 들면 프란츠 자베르 폰 바더가 쓰기를, 안드로진은 조화로운 성의 결합으로 그 결과 성이 없는 상태(Asexuality)가 된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존재를 낳는 것이며, 자웅동체처럼 단순히 두 성별을 ‘극도로 반대편’에 병치하는 것이 아니다.
바더는 인류가 원래 안드로진적 존재였다고 말한다. 사실 신의 이미지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안드로진이며, 두 성별 모두 원래의 신성한 안드로진에서 똑같이 떨어져나왔다. 안드로진성은 인간이 가진 신과의 유사성이며, 초자연적 고양이다. 따라서 성별은 사라져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바더는 결혼식을 천사와 같은 양성성으로의 상징적 회귀라고 해석했다. “두 연인의 확고한 유대에서 나오는 진정한 사랑의 비밀과 의식은, 각자가 서로를 돕고 스스로도 순수하고 온전한 인간성으로서의 안드로진을 회복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바더에 따르면, 예수의 희생이 태곳적 안드로진성의 회복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베르댜예프는 바더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아담의 타락이 남성과 여성의 분화를 불러왔다고 믿었다.2 인류의 타락으로 여성적 부분이 떨어져나가 악과 잘못된 경향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것이 노예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3 인류 타락의 근원은 섹스와 연결되며, 성적 충동에 구속된 인류의 죄 많은 삶에 앞서 안드로진의 타락, 남성과 여성의 분리, 신의 이미지의 손상이 있었다.4 베르댜예프는 이런 시각에서 의학에서의 성적 도착을 검증한다.
섹스 자연주의, 성의 “자연스러운” 규범들이 이제 흔들린다. 이전에는 이토록 “자연스러운”, 출산을 위한 성으로부터의 일탈이 광범위하게 일어난 적이 없었다. 여성과 남성 간의 “자연스러운” 경계는 흐려지고 뒤섞인다.5
성적 도착의 개념은 점차 변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6 하지만 “기독교가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성생활을 비정상으로, ‘자연스러운’ 성적 행위를 도착으로 볼 의무를 지운다고 인식된 적은 결코 없었다”.7 베르댜예프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성적 충동에 대한 기독교의 정죄를 강조하며, 관련 종사자들이 성적 질환을 성적 행동의 몇 가지 패턴(예를 들면 동성애나 페티시즘 등)에만 제한하고 성행위 자체가 기형적인 것이 아닌지 의심해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8 베르댜예프에 따르면, 인류는 성적 충동을 극복해야 한다.
성의 본질과 안드로진으로의 재결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서도 유사한 관점을 찾아볼 수 있다.9
8. 무성애 정의의 역사
글 “무성애: 정의의 역사(Asexuality: The History of a Definition)”를 보라.
9. 더 알아보기
10. 참고문헌
본문 아래 참고.
11. 외부 링크
Asexuality - on Wikipedia
※ 주: AVENwiki의 원문에 있는 링크 중 아직 무:대에서 번역하지 않은 항목에 대해서는 영어 원문으로 직접 가는 링크를 달았습니다. 무:대의 번역 프로젝트가 이어짐에 따라 차차 번역문 링크로 수정하겠습니다.
- Nicole Prause & Cynthia A. Graham Asexuality: Class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 Arch Sex Behav (2007) 36:341–356. DOI 10.1007/s10508-006-9142-3
- Nikolai Berdyaev. The Meaning of the Creative Act. London: Semantron Press, 2008, p. 184.
- Nikolai Berdyaev. The Meaning of the Creative Act. London: Semantron Press, 2008, p. 203.
- Nikolai Berdyaev. The Meaning of the Creative Act. London: Semantron Press, 2008, p. 185.
- Nikolai Berdyaev. The Meaning of the Creative Act. London: Semantron Press, 2008, p. 199.
- Бердяев Н. Смысл творчества (The Meaning of the Creative Act) // Бердяев Н. Философия творчества, культуры и искусства. В 2-х тт. М.: Искусство, т. 1, 1994, стр. 196. (The sentence adduced is missing from the English translation used.)
- Nikolai Berdyaev, “The Meaning of the Creative Act. London: Semantron Press, 2008, p. 199.
- Nikolai Berdyaev. The Metaphysics of Sex and Love // Бердяев Н. Новое религиозное сознание и общественность (The New Religious Consciousness and Society). Москва: Канон+, 1999, с. 242.
- Hoeveler, Diane Long (1979). "Blake's Erotic Apocalypse: The Androgynous Ideal in "Jerusalem"." Essays in Literature (Western Illinois University) 6 (1): 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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